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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는교? 여는 대구입니더

2017. 12. 4. 17:52

왔는교?

여는 대구입니더


글 이효정  사진 안종근


‘대프리카’로 여름에 회자하는 곳, 일제강점기의 건물이 유독 많은 곳, 먹자골목 이야기에서 빼놓으면 섭섭한 곳,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이곳은 바로 대구다. 


추천합니다

추천인 신보령건설본부 시운전처 시운전운영실 박지은 사원

주인공 신보령건설본부 시운전처 시운전운영실 박지은 사원 

      신보령건설본부 시운전처 전기기술부 조유진 사원


우리는 21기로 입사한 후 줄곧 같은 방을 써온 룸메이트입니다. 여직원이 많지 않은 전기직군이라 여자 동기는 두 명뿐입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성격과 취향이 잘 맞았던 우리는 퇴근 후 실수담과 고충을 터놓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녔습니다. 그래서 외롭지 않은 신입 시절을 보냈지요. 올해 제가 다른 사업소에서 유진 언니가 있는 신보령건설본부로 발령받았습니다. 언니 덕분에 금방 적응했습니다. 이젠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정도가 되었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여행을 함께하지 못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일터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힐링도 하고 어리바리 미어캣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의 초심도 되찾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길을 거닐다    


대구는 현대와 과거가 묘하게 공존한다. 특히 중구는 젊은이들의 열기와 근대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중에서도 2008년부터 시작한 중구의 ‘골목투어’는 대구의 ‘잇’ 여행지다. 근대 대구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듣고 보고 느낄 수 있는 골목투어는 관광객을 역사의 현장으로 데려다 놓는다.

골목투어 2코스 시작점인 청라언덕

골목투어 길을 이곳저곳 걷다 보면 어느덧 현재에서 과거로 이동하게 된다.


골목투어는 총 14.61km의 거리를 다섯 코스로 나눴다. 현재의 도청 같은 경상감영과 일제강점기에 번성했던 거리로 이뤄진 1코스, 멋스러운 고택과 고딕 양식의 교회·성당을 만날 수 있는 2코스, 쥬얼리타운에서 시작해 서문시장으로 이어진 3코스, 문화 예술의 길이라 불리는 4코스, 천주교 신자의 성지 순례 코스로 인기가 높은 5코스까지 각자 취향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계산성당은 대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이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2코스와 김광석 거리가 있는 4코스를 가보기로 한다. 선교사들이 터를 잡고 살던 청라언덕이 2코스의 시작점이다. 푸른 담쟁이가 많아서 청라언덕이라 이름 붙은 이곳은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과 신명고등학교에 인접해 있다. 선교사 챔니스 주택(대구시 유형문화재 제25호)을 바라보면 영화에서 보던 모던 시대, 경성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잘 정리된 정원을 지나 만나는 선교사 스윗즈 주택(대구시 유형문화재 제24호), 블레어 주택(대구시 유형문화재 제26호)은 1906년부터 1910년 사이에 지어진 곳으로 거주했던 선교사의 이름을 명명했다. 현재 이 주택들은 선교박물관, 의료박물관, 교육·역사박물관으로 꾸며놓았다. 이 건물들과 대구제일교회 사이의 계단을 내려가면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계단은 90계단길으로 불리는 3·1만세운동길이다. 3·1만세운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다니던 길이었다고 한다. 이 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정면에 계산성당이 보인다. 계산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100년이 넘는 성당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근대 건물로 알려진 곳이지만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한국식의 목조 건물이었는데 화재로 지은 지 1년 만에 소실되었고 그 후 1902년에 재건축을 했다. 마주 보는 대구제일교회와 계산성당 첨탑은 마치 쌍둥이 같아 묘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계산성당을 지나 나오는 건물은 우리에게 익숙한 두 사람의 저택이다. 교과서에도 이름이 실려 있는 두 인물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이상화 시인과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서상돈 독립운동가다. 각 주택에는 그들의 업적이 잘 정리해놓은 리플릿도 있으니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은 읽어보기 바란다. 고택을 지나면 약전골목이 나온다. 현대식으로 잘 손질해 옛 정취는 느껴지지 않지만 특유의 한약 냄새가 풍겨 약방골목임을 실감하게 된다. 코스를 따라 구 대구제일교회와 구 교남 YMCA회관을 지나면 진골목이 나온다. 대구 부자들이 터를 잡은 진골목을 지나 대구화교협회와 화교소학교에 도착하면 2코스가 끝난다. 1.64km의 짧은 거리지만 세세히 둘러보려면 2시간도 부족하다. 곳곳에 숨어 있는 낡은 골목들은 우리에게 그 시대를 살아간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근대건축물을 둘러본 후 이제 현대의 거리로 가본다. 4코스에 있는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방천시장 옆에 있는 350m 남짓한 거리다. 40여 점의 벽화가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다. 최근 김광석이 다시 회자되면서 이 거리는 많은 사람으로 넘쳐난다. 온종일 스피커에서는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잘 그려진 벽화와 함께 인증샷을 찍기 바쁘다. 길 중앙에 있는 김광석 동상은 실제 김광석의 키와 같게 만들었다고 하니 그의 옆에 조심스레 서보자. 낮과 밤의 모습이 조명으로 달라지므로 언제든 방문해도 좋은 장소다. 길의 마지막에 있는 김광석 스토리 하우스도 방문해보자. 그의 집 풍경, 아이의 사진, 그를 위한 기타 등을 보다 보면 김광석과 함께 있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맛을 탐하다


서문시장에서 열리는 야시장에는 대구의 진미가 한자리에 모였다.


대구를 말할 때 먹거리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대구 10미(味)’라는 말이 존재할 정도로 대표적인 음식이 많다. 밥과 국을 따로 내어주는 탕반 문화의 대구육개장, 쫀득한 식감의 소 막창 구이, 소의 처지개살을 뭉텅뭉텅 썬 뭉티기, 양은냄비에 매운 고춧가루와 마늘을 듬뿍 넣어 양념한 동인동찜갈비, 얼큰한 논메기매운탕, 불고기식으로 먹는 복어불고기, 옛 시골 장터의 맛인 누른국수, 삶은 오징어, 붕장어와 무채 등을 즉석에서 버무린 무침회, 대구에서 개발되었다는 야끼우동, 얇은 만두피에 당면을 넣고 구운 납작만두. 대구 10미 외에도 닭똥집, 우동과 함께 먹는 연탄불고기 등 그 수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편이다. 특히 먹거리 골목이 이곳저곳에 형성되어 있으니 자신이 방문하는 장소에 따라 음식점을 찾아가면 된다. 만약 모든 음식을 한 자리에서 먹고 싶은 사람들은 서문시장을 방문하자. 조선 중기부터 형성된 서문시장은 낮과 밤의 모습이 다르다. 낮에는 상인들과 국수 노점으로 북적였다면 밤은 포장마차에서 파는 먹거리 집합소로 변한다. 



연중무휴로 열리는 야시장은 매일 밤 7시부터 12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방문한 날에는 7시부터 노란색 포장마차가 일렬종대로 하나둘 자리 잡았다. 갑자기 군침을 흘리게 하는 음식 냄새가 풍겨온다. 스테이크, 막창, 꼬치, 추로스, 초밥, 삼겹살, 야끼우동, 돈부리 등 없는 게 없는 야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인기 매대는 7시가 되기 전부터 긴 줄이 만들어진다. 대부분 카드 결제도 되지만 학생들이 운영하는 곳은 카드 사용이 힘드니 현금을 넉넉하게 챙겨가자. 여기에서 산 음식은 인근 커피숍이나 주류 판매점에서 자리를 제공하기도 하니 차가운 바람을 피해 매장으로 들어가서 먹어도 된다. 


경치에 취하다


동서원의 수문장 은행나무.


이번 주인공들과 만난 장소는 두류공원. 대구의 명소 중 하나인 이월드와 문화예술회관이 함께 있는 두류공원은 대구시민이 많이 찾는 곳이다. 천천히 걸어도 1시간 정도면 한 바퀴를 돌 수 있어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잘 꾸며놓은 공원에서 대구시민들은 돗자리 펴고 피크닉을 즐긴다. 박지은·조유진 사원 역시 이곳에서 따스한 햇볕 받으며 도시락 먹고 연을 날리며 힐링 여행다운 힐링을 즐겼다. 


두류공원은 대구시민도 많이 찾는 피크닉 장소다.


대구를 여행 중 잠시 자연 풍광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 장소를 추가로 소개한다. 힐링 여행을 떠난 11월에도 아직 떨어지지 않은 은행잎의 장관을 볼 수 있는 곳, 도동서원. 수령 450년이 훨씬 넘은 커다란 은행나무가 자리한 곳이다.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는 도동서원은 조선 초기 학자인 김굉필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지은 서원이다. 도동서원의 수문장인 은행나무는 김굉필의 외증손인 예학자 정구가 심었다고 한다. ‘김굉필 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나무는 노란 단풍이 든 시기가 가장 볼만하다. 바람에 흔들려서 은행잎이 떨어지는 모습이 꽃잎이 흩날리는 듯 아름답다. 둘레 8.7m, 높이 25m 정도로 큰 은행나무의 또 다른 매력은 바닥에 거의 맞닿은 나뭇가지의 장엄함이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서원의 모습보다는 이 나무의 위용에 더 놀란다. 사람에 의해, 사람을 기리기 위해 심어진 나무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나무를 뒤로하고 올라선 도동서원은 수월루(水月樓), 환주문(喚主門), 중정당(中正堂), 내삼문, 사당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만물의 축과 중심성을 나타내는 전학후묘(前學後廟) 배치법의 전형으로 성리학의 사상이 담기긴 구조라고 한다. 장식을 배제하고 간소화해 지은 사상은 흐드러진 노란 은행잎과 대조적으로 절제의 미를 담고 있다. 대구 도심에서 차로 40분 정도 달려야 닿으니 자동차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대구에서 찾은 맛집 



봉산찜갈비 

동인동찜갈비골목에 있는 가게. 1968년에 문을 열어 이제 50년이 다 되어간다. 알싸한 마늘 맛과 매콤한 고춧가루로 버무린 찜갈비가 양은냄비 가득 담겨 나온다. 맵기는 순한, 보통, 매운맛 중 선택하면 된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은 백김치에 싸서 먹으면 그 맛을 중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갈비를 다 먹은 후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서 먹는다.

대구시 중구 동덕로 36길 9-18

053-425-4203   찜갈비 18,000원



합천할매손칼국수

밀가루와 국수 최대 소비 도시 대구. 대구를 대표하는 서문시장 국수골목에 있는 가게. 깊고 진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로 후루룩 먹기 좋다. 면발은 콩가루를 섞은 밀가루를 얇고 널찍하게 민 다음 가늘게 썰었다. 멸치를 진하게 우린 국물에 면발을 넣고 푹 끓여낸다. 고명으로는 부추, 깨, 호박, 김을 얹는다. 들어간 재료는 단출하지만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얼큰하게 먹고 싶은 사람은 청양고추를 넣으면 된다. 

대구시 중구 큰장로 28길 23

053-252-2596   칼국수 4,000원  



Mini Interview

신보령건설본부 

시운전처 시운전운영실 박지은 사원



유진 언니와 저는 먹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이번 여행의 콘셉트는 ‘먹기’로 정했습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니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었어요. 두 가지를 충족하는 장소가 대구라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먹거리를 맛보려면 서문시장 야시장은 필수 코스입니다. 사실 야시장이 열리는 곳을 이번 여행 장소 후보로 염두에 두었거든요.^^ 개인적으로 대구에 오면 안지랑곱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언니가 곱창을 먹지 못해서 살짝 걱정입니다. 언니는 분식을 좋아해서 어묵에 콩나물 사리가 듬뿍 들어간 ‘콩나물오뎅’과 납작만두를 꼭 먹고 싶어 해요. 그래서 야시장에서 원 없이 먹을 생각입니다. 첫 여행지인 두류공원에서는 먹고, 책 읽고, 연날리기도 하고 보냈어요. 이게 진정한 힐링이지요. 이제 저녁부터는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 봤던 맛있는 음식들을 평가(^^)하려고 합니다. 잘 맞는 룸메이트인 유진 언니와는 여행에서도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이번 여행으로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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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부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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