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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인 통영

2017. 9. 29. 14:06

경남 통영

미드나잇 인 통영

 

글 이효정  사진 안종근

 


‘섬의 도시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곳 통영. 이순신 장군의 기백이, 시대를 풍미한 작가들의 열정이 살아 숨 쉬는 장소. 돌아다니는 곳곳이 여행지요, 휴식처인 통영을 속속들이 살펴보기엔 하루가 부족하다.

 

추천합니다

추천인 제주발전본부 경영기획부 박미정 차장

주인공 제주발전본부 경영기획부 정경만 차장


제주에서 총무차장으로 2년간 고생을 많이 하신 정경만 차장님을 추천합니다. 올해 경영기획부로 옮기신 후 직원들의 질병 휴직, 타 사업소 발령 등으로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하셔야 했습니다. ‘내평을 넘어 경평으로라는 내부평가 정부권장정책 지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경영평가 워크숍과 동반성장 워크숍을 통해 전사에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회사의 경영 성과 향상에 기여한 업적이 많으십니다. 외국어로 작성한 안내 자료부터 부족했던 업무 매뉴얼을 바로잡으시는 역할도 하는 차장님이 이 여행을 통해 힐링하면 좋겠습니다. 이 여행으로 제주발전본부와 전사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발굴해주시길 소망합니다

 


거리마다 꽃이 핀다, ·서피랑   

서피랑에서 본 강구안 항구와 동피랑의 벽화


이번 여행의 주인공 정경만 차장과 만나기로 한 동피랑. 피랑은 통영의 사투리로, 벼랑을 뜻한다. 중앙전통시장 뒤편에 있는 동피랑은 통영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까닭에 늘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방문한 날도 구불구불한 골목길의 벽화 앞에는 포즈를 취하고 촬영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빼곡하다. 2007년 철거될 예정이었던 마을에 학생과 시민단체가 벽화를 그리면서 전국으로 유명해져 통영에 온 누구나 한 번쯤은 방문해보는 곳이다. 파란 바다를 닮은 어선과 물고기가 헤엄치는안녕, 동피랑벽화를 따라 벽화 탐험에 나선다. 바다를 빼놓을 수 없는 장소 덕인지 유독 파란색을 첨가한 벽화가 많다. 작은 고래가 헤엄치고 물고기가 속삭이는 벽화, 어린아이가 그렸으리라 짐작되는 그림, 묘사가 섬세한 동백꽃, 이곳에 오면 꼭 사진 찍는다는 날개 벽화까지


벽화에 취해 올라가면 금세 언덕 꼭대기의 동포루에 닿는다. 강구안 항구가 보이는 언덕이지만 뭔가 살짝 아쉬운 마음에 건너편에 보이는 서피랑으로 이동한다. 동피랑이 북적이는 화려한 색상이라면 서피랑은 차분한 색상이 감돈다. 이곳의 구석구석에서 박경리 작가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이 된 서피랑으로 가기 위해서는 99계단을 밟고 올라야 한다. 계단에 박경리 작가의 글을 적어놓아 찬찬히 읽어가며 오르는 재미가 있다. 계단을 지나면 조선 시대 숙종 때 왜구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세운 서포루가 나온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가파른 계단과 언덕을 오르면서 흘린 땀방울을 대신하기에 충분하다. 강구안 바다부터 시내, 미륵산, 삼도수군통제영이 한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통영 중심에 위치한 최고 전망이라고 마음껏 자랑하는 듯하다.


때로는 빠르게 느긋하게,

루지와 케이블카    


통영에 신나는 놀이가 들어왔다. 4월에 개장한 스카이라인 루지는 뉴질랜드 로터루아, 뉴질랜드 퀸스타운, 싱가포르 센토사, 캐나다 몽트랑블랑, 캐나다 캘거리에만 있는 익사이팅 레포츠다. 특수 제작한 카트를 타고 구불거리는 코스를 타고 내려오면 된다. 아래로 내려온 관광객의 얼굴에는 홍조가 가득하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즐거워하는 모습에 궁금증을 품고 리프트에 오른다. 정상에 올라 검정 카트를 타면 멈추고 서는 방법에 대한 교육과 안전교육이 진행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핸들을 당기면 멈추고 내리면 움직인다. 자전거보다 쉽다는 게 담당자의 설명. 구불거리는 도로 위에 조심스럽게 서다 멈추면 천천히 속도를 내다 자신감이 붙어 온몸으로 속력을 느낄수 있게 된다. 리프트에서 내려 보던 도로는 마치 긴 뱀과 같은데 타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오른쪽, 왼쪽으로 몸을 틀어 속도를 느끼다 순간에 아래로 나오는 구간에서 심장이 덜컹. 짜릿함을 느낀다. 10분이 채 흘렀을까. 어느새 도착. 1.5km의 거리를 이렇게 빨리 내려오다니 왠지 아쉽다. 한 번은 부족하다. 세 번은 타야 한다는 사람들의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루지의 출발지로 오르는 리프트에서는 통영 풍경이 멋지게 펼쳐진다.

tvN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는 우리나라 모든 케이블카를 타본 케이블카 마니아라며 그중 이곳의 케이블카가 제일이라고 했다. 불현듯 이 말이 생각나 케이블카로 이동한다. 루지 바로 옆에는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있다. 통영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미륵산을 올라가는 가장 빠른 방법. 최대 8명이 타는 이 케이블카 코스는 길이 1,975m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길다. 10분 정도를 타고 올라가 옥상 전망대로 오르니 다도해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야. ()()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쪽빛 남해에 점점이 박혀 있는 섬들을 보니 괜스레 가슴이 울렁거린다.


빛 비가 내린 미래사  

붉은 배롱나무가 반겨준 미래사

일몰 보기 좋은 장소로 유명한 달아공원으로 가기 전 미래사를 찾는다. 미래사로 올라가는 길은 쉽지 않다. 루지를 타는 구간보다 더 꼬불거리고 경사도 심한 산비탈을 자동차 핸들을 꺾고 꺾어 오른 후에야 당도한다. 미륵산 남쪽 기슭에 있는 미래사는 1954년에 세워진 암자로 미륵불이 온다고 해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 미래사로 들어가기 전 왼편에 있는 미륵불까지 가는 260m의 길에는 편백이 빼곡하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시간이라 곧게 자라난 나무 사이로 빛이 찬란하게 부서지듯 쏟아진다. 선선한 바람이 더해진 길 끝에는 한려해상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걸어왔던 길로 다시 돌아 미래사로 향한다. 미래사로 들어가기 전 사찰의 정보를 알려주는 경내도를 보니 손으로 그린 그림 같다. 살짝 투박해 보여 미래사를 더욱 정겹게 한다. 사찰 앞에는 붉은 배롱나무의 꽃들이 먼저 반긴다. 오후의 따스한 햇볕이 소박한 사찰 이곳저곳에 뿌려진다. ‘자형의 절 중앙의 아담한 마당이 마치 한가로운 고택에 들어온듯한 느낌을 준다. 문득 인터넷에서 통영을 검색하다 본, 시인 유치환이 친구에게 쓴 편지가 생각났다. “미래사에도 갔었지. 왜 그리 뻔질나게 절집을 찾아다니느냐고 묻는가. 내가 틈틈이 고준한 정신의 세계를 거닐었던 선지식의 자취를 찾아가는 까닭은 내 영혼의 멘토가 그리운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네. 여행이라는 게 본디 참 나를 만나러 떠나는 것 아닌가….”


개와 늑대의 시간,

달아공원·통영대교·해저터널

늦은 저녁의 해저터널

미래사에서 내려와 해안도로를 따라 가면 달아공원이 나온다. 해가 지기 전이지만 많은 관광객이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일몰을 기다린다. 정상의 공원은 나무들이 섬을 가려 더 멋진 일몰을 보고 싶은 욕심에 공원의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보는 전경은 정상에서보다는 약간 비껴 나간 모양이지만 바다와 섬의 모습이 조화롭다. 유도, 소장두도, 대장두도, 곤리도 뒤로 붉은 태양이 떨어진다. 붉어지는 하늘을 보며 사람들은 인증샷을 찍기 시작한다. 파란 하늘이 붉음과 검정으로 바뀌는 개와 늑대의 시간. 일제히 소란스럽던 사람들이 고요해진다.

충무교에서 본 통영대교 야경

세상이 잠시 멈춰진 그 시간. 어둠을 뚫고 통영대교의 야경이 보고 싶어 서둘러 이동한다. 통영대교에 네온사인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반대편의 충무교로 가야 한다. 일몰의 흔적이 남은 시간. 통영대교의 야경은 화려해지기 시작한다. 그 화려함 옆으로 이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뱉는 불빛이 비친다. 1998년 세워진 통영대교. 그 이전의 사람들은 미륵도를 가기 위해 해저터널을 이용했다. 1932년에 건립되었다고 하니 충렬사에서 사랑하는 여인에게 시를 쓴 백석도, 통영을 두루 여행한 유치환도, ‘의 시인 김춘수도, 현대 음악가 윤이상도 모두 이 해저터널을 걸었겠지. 밤에는 붉은 조명이 켜지는 동양 최초의 바다 밑 터널. 그 아스라한 붉은 불빛 때문인지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는 기분이 느껴지는 해저터널을 걸으니 왠지 이 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처럼 옛 예술가들과 만날 것만 같다

 

Mini Interview

 

제주발전본부 경영기획부 정경만 차장

방송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나온 패널들은 평소에도 따라가고 싶은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이 통영에 간 모습을 보고 저도 한번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무뚝뚝하게 생긴 제가 혼자 돌아다니는 게 어색했지만, TV 화면에서만 보던 예쁜 곳을 용기를 내 돌아다녔습니다. 통영에서 동피랑과 서피랑, 그리고 충렬사 앞에 있는 백석 시인의 시비, 박경리 생가를 다녀왔습니다. 첫 장소인 동피랑은 생각보다 벽화가 다채롭고 다양해서 좋았습니다. 예전에 제주도의 삼양해수욕장에서 동료들과 벽화를 그린 적이 있는데 사람들에게 호응을 많이 받았어요. 그곳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동피랑은 테마별로 이야기가 있어 더 좋습니다. 이런 장소에 올 수 있도록 추천을 해준 박미정 차장에게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중부발전 최초의 여성 총무차장인 박미정 차장에게 더 힘이 되어주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마워. 박미정 차장.

 

 통영에서 찾은 맛집

당포 보리밥

 통영을 한 바퀴 돌다 만난 이곳 동네 이장님이 추천한 음식점이다. 나물이 그득하게 나오는 보리밥이 유명하지만 멍게비빔밥도 인기가 높다. 멍게비빔밥을 주문하면 딱새우, 두부가 들어간 깔깔한 된장찌개와 양념장을 바른 생선구이가 함께 나온다. 강한 맛인 멍게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는 맛이다. 욕지도 선착장 근처이니 해안길을 드라이브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주소 통영시 산양읍 산양일주로 1553-5

전화번호 055-643-8980 

대표메뉴 멍게비빔밥 10,000

통영밥상식당 

해저터널 끝자락의 음식점. A, B세트가 있다. A세트는 해물뚝배기, 생선구이, 멸치회무침, 바지락무침, 공깃밥으로 구성, B세트는 해물뚝배기, 생선구이, 공깃밥으로 이뤄졌다. B세트는 3인이 먹기 충분하다. 해물뚝배기에는 게, 백합, 피조개, 소라, 낙지, 홍합 등 해산물이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매우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며 남은 국물에 우동사리를 넣어 먹어도 별미다. 생선구이 역시 담백한 맛에 젓가락이 절로 움직인다.

주소 통영시 운하2 33

전화번호 055-648-2669

대표메뉴 A세트 50,000, B세트 40,000


사보 중부가족 2017년 09+10월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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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부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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