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잠시 내려놓고 느릿느릿 쉼

2017. 8. 9. 10:21

"느리게 걸어본다. 여름을 맞아 피어난 싱그러운 연꽃이 반긴다. 차가운 대지의 기운이 발끝으로 전해진다. 나라를 걱정하는 이순신 장군의 마음도 뭉클하게 느낄 수 있는 여기는 아산이다."


충남 아산

잠시 내려놓고 느릿느릿 쉼

은희정 차장(좌)이 아산에서 선택한 여행지 현충사에서 이효범 사원(우)과 함께


다박다박 걸어보자, 외암민속마을 


우리네 전통 마을은 배산임수 지형으로 이뤄졌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장소에 어김없이 마을을 형성한 것이다. 첫 여행지로 선택한 외암민속마을 역시 441m의 나지막한 설화산과 그곳에서 흘러온 계곡물이 모여 개울을 이룬 장소에 생겨났다. 약 500년 전 형성된 마을은 안동의 예안 이씨 이사종이 들어오면서부터 집성촌을 이뤘다. 마을의 이름 외암은 성리학 대학자인 이간 선생의 호인 외암에서 유래했다. 

마을에 도착해 처음 본 모습은 활짝 핀 연꽃단지였다. 커다란 연잎 위에 하나둘 피어난 연꽃과 그 뒤로 펼쳐진 초가와 기와집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연꽃은 7월과 8월 사이에만 피어나니 이 시기에 아산을 찾는 이들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그 뒤로 펼쳐진 너른 들을 따라가면 영암댁, 송화댁, 참봉댁, 교수댁, 참판댁 등 과거 가옥 주인들의 관직이나 부임 지역에 따라 이름이 붙은 60여 채의 집이 돌담을 따라 모여 있다. 돌담에 따라 걷다 보니 그 위에 곱게 피어난 주황색 능소화도 만날 수 있었다. 양반가의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던 능소화는 어느새 초가의 담장 위에도, 멋들어진 기와집 담장에도 활짝 피어나 여름임을 알렸다. 2~3시간에 모두 둘러 볼 수 있는 이곳의 집들은 후손들이 거주해 대부분 잠겨 있고 혹 살짝 열려 있어도 들여다보기 어렵지만, 담 넘어 보이는 모습은 과거와 현재가 섞여 있어 사람이 살지 않은 민속촌과는 다른 느낌을 물씬 풍겼다.

 


사알사알 걷자, 에코힐링 황톳길 


차로 20분 정도 이동해 도착한 용곡공원에는 여름철에 방문하기 좋은 에코힐링 황톳길이 있다. 2.5km 정도의 짧은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면서 아침에 외암민속마을을 돌아보느라 지친 발을 쉬기로 했다. 이 길은 숲의 향내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양말을 벗고 내딛는 발에 차가운 황토가 닿으니 의외로 시원했다. 한참을 걷다 차가워진 발을 햇살을 받은 황토에 올려두니 따스해졌다. 문화재 원형 보전구역이 있는 덕인지 길가다 다람쥐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가끔 숲 속에서 고라니 등도 나온다니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길 위에서 여름을 보내기 안성맞춤인 장소다.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끼다,

백암리 현충사


최근 종영한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통영을 방문해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계산한 정재승 교수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과학과 수학 이론을 동원해 이를 측정한 그는 “현재도 이순신 장군의 숨을 우리가 마실 수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곳 현충사는 그의 숨결을 느끼기에 충분한 장소다.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지 100여 년이 흐른 숙종 시절, 장군을 기리기 위한 사당을 세운 곳이기 때문. 충무공의 영정을 모신 본전과 그가 혼인한 후 무과에 급제할 때까지 살았던 고택도 복원해놓았다. 널찍하고 고요한 현충사는 ‘당신에게 힐링’의 주인공인 은희정 차장이 원했던 장소.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쉼을 선택한 그는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찾기 위해 해남, 진도, 아산 등을 1박 2일 동안 바쁘게 움직였다. 이순신의 묘소가 있는 이곳 아산을 마지막으로 선택한 은희정 차장은 현충사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함께 온 이효범 사원에게 그는 존경하는 이순신을 설명하기 바빴다.


잠시 쉬다, 은행나무 가로수길  


현충사에서 공세리 성당으로 가기 전에 잠시 은행나무 가로수길에 들렀다. 40여 년 된 은행나무가 곡교천을 따라 펼쳐진 이 길은 전국의 아름다운 가로수길에 선정됐다. 노란색으로 물드는 가을철에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늘이 별로 없는 현충사를 나와 잠시 들른 곡교천길은 더위를 잊기에 충분했다. 강물을 따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한낮의 더위를 몰아냈다. 무더위를 피해 돗자리를 펴고 누워 책을 읽는 아이들과 바람에 흩날리는 초록 은행잎의 향연을 보고 있노라면 이곳이 천국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역사 속으로 들어가자, 공세리 성당 


아름다운 성당으로 손꼽히는 공세리 성당의 이름은 누군가의 이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마을에 방문한 뒤 세금을 바치던 창고가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세기 말 생겨난 공세리 성당은 원래 한옥이던 것을 프랑스 신부인 에밀리오 드비즈가 1922년 지금의 모습으로 바꾸었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섞인 이곳은 소담한 모양새다. 주변에는 수령 200~350년 된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성당과 조화를 이룬 것도 퍽 인상적이다. 성당의 옆에는 박물관이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는 까닭에 방문한 날에는 박물관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박물관 외관에서 눈길을 끈 건 정면의 창문. 2층에 있는 두 개의 창문에는 남녀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런데 성당 창에서 흔히 보았던 서양인 모습이 아니라 우리네 여성과 남성이다. 곱게 차려입은 한복의 여인, 갓을 쓴 남성을 모습은 어떤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것이라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공세리 성당에서 차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아산만방조제에서 일몰을 보려고 했건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주르륵 내리는 아산에서 태양의 기운은 사라지지만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덕에 왠지 모르게 뿌듯함이 가득했다. 한해의 반이 지나간 지금 잠시나마 힘들었던 마음을 내려놓고 떠나기에 나쁘지 않았던 하루. 남은 날을 걷기엔 충분한 기운을 얻고 발길을 돌렸다.


 

추천합니다

추천인

신보령건설본부 시운전처 보일러기술부 이기영 주임

주인공

신보령건설본부 시운전처 보일러기술부 은희정 차장


1년째 계속되는 시운전 업무로 쉴 새 없이 바쁜 곳이 시운전처입니다. 그중에서도 은희정 차장님은 회처리와 연소설비 2개 과 일을 맡아서 지난 6개월간 연차 한 번 쓰지 못하셨습니다. 어떠한 업무에서도 후배들에게 지시만 하거나 남에게 미루지 않고 항상 앞장서서 부서 간의 조율, 정확한 전달, 문제에 대한 선제 대응 등을 하십니다. 그런 열정적인 차장님이 꼭 여행을 떠나길 희망합니다. “차장님. 우리 믿고 그냥 좀 쉬고 오세요. 푹 쉬고 다시 에너자이저로 거듭나시길 바랍니다. 제발~ ^^”


아산에서 찾은 맛집

『온양 청국장집


건강식으로 손꼽히지만 쿰쿰한 냄새로 호불호가 극명한 청국장. 이곳은 냄새가 덜해 청국장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먹기에 좋다. 인기 메뉴인 청국장 보쌈정식을 시키면 무생채, 동치미, 손두부 등 10여 가지의 반찬이 함께 나온다. 투박하게 썬 보쌈은 촉촉해 그냥 먹어도 목 넘김이 편하다.

- 아산시 온천대로 1452

- 041-533-9942  

- 청국장 보쌈정식 1만5,000원 



『명가

공세리 성당 입구 근처에 있는 명가는 해물칼국수가 메인이다. 새우, 꽃게, 주꾸미 등 해산물이 풍성하게 들어 있는 해물칼국수는 2인분 이상 시키면 면이 무제한 리필이 된다. 여름의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도토리묵밥을 시켜보자. 차갑게 내놓는 도토리묵밥을 한번 먹으면 손을 놓을 수 없을지 모른다. 

- 아산시 인주면 공세길 60

- 041-532-1866

- 해물칼국수·도토리묵밥 각 7,000원 




Mini Interview

신보령건설본부 시운전처 보일러기술부 은희정 차장 & 이효범 사원


이번 여행의 주제는 어릴 적부터 동경의 대상이었고 닮고 싶었던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좇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가족 여행에서는 제가 공부한 것을 자세히 볼 수가 없어서 이번 기회에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해남 우수영, 진도 벽화진, 명량해협(울둘목)을 여행 첫날 다녀왔어요. 둘째 날에는 이순신 장군을 만나기 위해 아산으로 오다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시신이 도착한 장소인 해암(게바위)과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현충사를 방문했어요. 시간을 가지고 역사 여행을 떠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함께한 이효범 사원과도 즐겁게 1박 2일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기영 주임 덕분에 떠날 수 있었던 여행. 그에게 고맙다고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사보 중부가족 2017년 07+08월호 발행

Posted by 중부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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